1. 북유럽으로 돌아온 God of War
2018년, PlayStation 독점작 God of War가 출시됐다. 그리스 신화에서 북유럽 신화로 완전히 전환한 작품이었다.
1.1 복수에서 부성애로
크레이토스는 이제 복수의 신이 아니었다. 죽은 아내의 유골을 뿌리러 가는 서툰 아버지가 되어있었다.
아들 아트레우스와 함께 떠나는 여정이다. 참으로 대단한 변화 아닌가?
북유럽 신화 시리즈는 2022년 Ragnarök로 완결됐다. 두 작품 모두 아버지와 아들이 중심이다.
1.2 게임과 함께 자란 아들
내가 God of War (2018)를 처음 했을 때. 우리 아들이 게임 속 아트레우스와 비슷한 나이였다.
그리고 4년 후 Ragnarök를 플레이할 때. 우리 아들도 사춘기 소년이 되어있었다.
게임 속 아트레우스처럼.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2. 2018: “Boy”라고 불리던 시절
2.1 거리감 있는 호칭
God of War (2018)에서 크레이토스는 아들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항상 “Boy”라고만 불렀다.
이 간결하지만 차가운 호칭. 두 사람의 관계를 정확히 보여줬다:
- 감정 표현에 서툰 아버지
- 인정받고 싶은 아들
- 좁혀지지 않는 거리
2.2 끊임없는 질문들
게임 내내 두 사람은 계속 대화한다. 크레이토스의 짧은 대답과 아트레우스의 질문들.
당시 내 아들도 똑같았다:
- “아빠, 이거 뭐야?”
- “아빠, 저거는?”
- “아빠, 왜 그래?”
게임 하면서 크레이토스 감정에 깊이 공감했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들.
2.3 보호하고 싶은 존재
2018년 게임의 핵심은 뭘까? 크레이토스가 아들을 지키려는 모습이다.
위험한 싸움 중에는 항상 아들을 멀리 보냈다. 아트레우스는 활로 적을 견제하며 아버지를 도왔다.
전투 시스템의 일부이자, 스토리의 핵심이었다. 어린 나이지만 이미 전사의 자질을 보이는 아들. 하지만 아직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다.
3. Ragnarök: 사춘기가 온 아트레우스
3.1 핌불윈터의 변화
Ragnarök는 전작으로부터 3년 후다. 아트레우스는 14세 사춘기 소년이 됐다.
목소리는 굵어지고, 체격도 커졌다. 더 이상 보호받기만 하는 아이가 아니다.
가장 큰 변화는 태도였다:
- 아버지 지시에 반항
- 독단적인 행동
- 자신의 정체성 탐색
3.2 다시 불린 “Boy”
Ragnarök에서 크레이토스는 더 이상 “Boy”라 부르지 않는다. 이제 “Atreus”라고 이름을 부른다.
단 한 번만 예외가 있다. 아트레우스가 몰래 아스가르드에 갔다 들켰을 때.
크레이토스가 이전에 한 번도 쓰지 않은 톤으로 크게 외쳤다:
“Boy!”
참으로 강렬한 장면이었다. 화면 앞에서 등골이 서늘해졌다. ㅠ.ㅠ
아트레우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3.3 충돌하는 부자
게임 초반부터 두 사람은 계속 충돌한다.
크레이토스의 입장:
- “네가 위험에 빠진다”
- “아직 준비가 안 됐다”
- “내가 널 지켜야 한다”
아트레우스의 입장:
- “난 더 이상 아이가 아니야”
- “아버지가 날 믿지 않아”
- “난 할 수 있어”
이 대립 구도가 너무 현실적이었다. 우리 아들도 똑같았으니까.
4. 변화하는 크레이토스
4.1 복수의 신에서 아버지로
그리스 신화 시리즈의 크레이토스? 파괴와 복수의 화신이었다. 신들을 죽이고 올림포스를 파괴했다.
북유럽 시리즈의 크레이토스는 다르다:
- 과거 실수를 반성하는 존재
-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는 아버지
- 아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려는 사람
4.2 눈물을 참는 아버지
Ragnarök에서 크레이토스의 감정 연기. 참으로 훌륭하지 않은가?
여러 장면에서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들:
- 아트레우스가 위험에 처했을 때
- 과거를 회상할 때
- 아들과의 갈등 후
40-50대 아버지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된다. 말로는 표현 못 하지만, 눈빛으로 전달되는 것들.
4.3 놓아주는 결단
게임 후반부, 크레이토스는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아트레우스를 믿고 놓아주기로 한다.
“You are ready.”
이 짧은 한 마디에 담긴 무게감. 모든 부모가 언젠가는 마주할 순간 아닌가?
5. 현실과 게임이 겹치는 순간
5.1 같은 속도로 자라다
2018년 게임을 플레이하던 시절. 우리 아들은 어렸다:
- 항상 질문이 많았다
- 아빠와 함께 있고 싶어 했다
-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다
Ragnarök를 플레이하던 시절. 우리 아들은 사춘기였다:
- 혼자 있고 싶어 한다
- 부모 말을 잘 듣지 않는다
-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다
게임 속 아트레우스와 현실의 아들. 같은 속도로 자라고 있었다.
5.2 깊어진 공감
그래서 Ragnarök의 부자 갈등 장면들이 더 와닿았다.
크레이토스가 아트레우스를 걱정하는 모습에서 내 모습을 봤다. 아트레우스가 답답해하는 모습에서 우리 아들을 봤다.
게임이지만, 게임이 아니었다. 실제 부모-자녀 관계의 축소판이었다.
5.3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게임을 진행하면서 두 캐릭터는 서로를 이해한다:
- 크레이토스는 아들의 성장을 인정한다
- 아트레우스는 아버지의 걱정을 이해한다
현실도 마찬가지 아닌가?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와 자녀는 서로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된다.
6. 아트레우스 플레이 섹션
6.1 논란의 섹션
Ragnarök에는 아트레우스를 직접 플레이하는 부분이 있다. 많은 게이머들이 이 부분을 지루하다고 평가했다:
- “크레이토스 하고 싶은데”
- “아트레우스는 약해서 답답해”
- “빨리 크레이토스로 돌아가고 싶어”
6.2 다른 시각
하지만 나는 아트레우스 플레이가 재밌었다.
왜일까? 사춘기 아들의 입장에 빙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부모 없이 혼자 모험하는 느낌
- 자유로움과 동시에 불안함
- 아직 완벽하지 않은 능력
답답함이 아니라, 사춘기 청소년의 현실이었다. 훌륭하지 않은가?
6.3 성장의 과정
아트레우스 플레이 섹션에서는 그의 성장을 직접 느낀다:
- 처음에는 서투르다
- 점점 능숙해진다
- 마지막에는 제법 전사답다
이것도 현실과 닮았다. 아이들은 실수하면서 배운다. 부모가 완벽하게 준비시켜줄 수는 없다.
7. 성우들의 감정 연기
7.1 뛰어난 연기력
God of War 시리즈의 성우 연기. 참으로 뛰어나다:
- 크리스토퍼 저지 (크레이토스)
- 써니 수릭 (아트레우스 - 2018)
- 벤 프레넬 (아트레우스 - Ragnarök)
특히 Ragnarök에서 벤 프레넬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사춘기 소년의 불안정한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7.2 섬세한 감정선
게임 내내 두 캐릭터의 감정 변화가 섬세하게 표현된다:
- 크레이토스의 억눌린 감정
- 아트레우스의 혼란스러운 마음
-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
대사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있다.
7.3 부모의 공감
30-40대 부모 게이머라면? 이 게임의 감정선에 더 깊이 공감할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과정의 어려움, 감정 표현의 서툼, 그리고 사랑. 모든 것이 게임에 담겨있다.
8. 퍼즐에 대한 이야기
8.1 호불호 갈리는 요소
God of War 시리즈의 퍼즐. 평가가 엇갈린다:
- 좋아하는 사람: “적절한 난이도”
- 싫어하는 사람: “템포를 깬다”
특히 종치기 퍼즐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패턴이 단조롭고 반복적이라는 평가다. (나도 동의한다 ㅡ.ㅡ;;)
8.2 퍼즐 좋아하는 입장
나는 퍼즐 게임을 좋아한다. God of War의 퍼즐도 대부분 즐겁게 풀었다.
종치기만 빼면, 다른 퍼즐들은 재미있었다:
- 환경을 이용한 길찾기
-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문제들
- 게임 세계관과 자연스럽게 연결
액션만 계속되면 지친다. 퍼즐이 적절한 쉼표 역할을 해준다.
8.3 탐험의 재미
God of War는 일자 진행 게임이 아니다. 넓은 맵을 탐험하며 숨겨진 요소를 찾는 재미가 있다.
퍼즐이 이 탐험의 일부다. 퍼즐을 풀어야 새로운 지역으로 가고, 보상을 얻는다.
간단하지 않은가?
9. 정리
God of War 북유럽 시리즈. 단순한 액션 게임이 아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성장 드라마다.
9.1 게임 이상의 의미
이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것들:
- 부모-자녀 관계의 보편적 진리
- 시간과 함께 변하는 관계
- 감정 표현의 중요성
-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9.2 함께 성장한 경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게임 속 아트레우스와 현실의 아들이 함께 자랐다.
게임 하면서 부모로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크레이토스의 고민이 곧 내 고민이었다.
9.3 추천 대상
이 게임은 다음 분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 30-40대 부모 게이머
- 자녀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분
- 깊이 있는 스토리를 원하는 분
- 액션과 감동을 모두 원하는 분
God of War는 게임이지만, 인생의 한 부분을 담고 있다. 그래서 특별하다.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